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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약] 커피가 암을 유발한다고?

유튜브 세계는 희한하다. 3~4년 전에 논란이었던 문제가 마치 요즘 일인 양 다시 떠오른다. 커피에 발암물질이 들어있다는 이야기가 그렇다. 커피를 볶는 과정에서 아크릴아미드라는 물질이 생겨난다.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음식을 고온으로 가열할 때 생겨나는 물질이다. 커피에서 아크릴아미드를 제거하는 방법은 없으며 커피를 마시면 아크릴아미드를 섭취하게 된다.   하지만 매우 적은 양이며 이 물질이 암 유발 위험을 높이는가도 의문스럽다. 동물실험에서 암 유발 위험을 높이는 결과가 나오긴 했으나 사람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사람이 도저히 섭취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을 실험동물에게 먹였을 때 나온 결과이기 때문이다.   아크릴아미드는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식품을 고온에서 조리할 때 생겨난다. 아미노산의 하나인 아스파라긴과 당이 반응하여 생성되는 물질이다. 프렌치프라이에 대표적으로 많이 들어있다. 하지만 아크릴아미드가 암 위험을 높일 정도로 감자튀김을 많이 먹는 것은 불가능하다. 매일 감자튀김 75㎏을 2년 동안 먹어야 동물실험과 비슷한 조건이 된다.   집에서 요리할 때도 아크릴아미드가 생겨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전분질 음식을 볶고 굽고 튀기면 아크릴아미드가 만들어진다. 빵, 과자, 차, 기타 농산가공품에도 들어있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섭취하는 아크릴아미드의 양은 매우 적은 편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바탕으로 식약처에서 추산한 바에 따르면 하루 체중 1㎏당 0.1㎍ 수준으로 다른 나라(0.16∼2㎍/㎏)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최근 연구 결과는 암 유발 위험을 주장하며 커피를 마시지 말라는 일부의 주장과는 정반대 쪽에 서 있다. 하루 2~3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건강하다는 쪽이 다수이다. 2020년 리뷰 연구에서 다수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커피는 간암, 전립선암, 파킨슨병, 심장병, 2형 당뇨병, 우울증 위험 감소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말기 대장암 환자 117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하루 한 잔 커피를 마신 사람이 안 마신 사람보다 생존율이 11% 높아졌다. 디카페인 커피를 마셔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암 예방이나 치료를 위해 커피를 마시라는 말은 아니다. 식품 연구의 한계상 커피를 마시는 것과 암 위험 감소에 인과관계를 알 수는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커피를 마신다고 암 위험이 높아질까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먹는 어떤 음식에든 수천 종의 다양한 화학물질이 들어있다. 커피 속에도 카페인뿐만 아니라 폴리페놀과 항산화물질이 풍부하다. 특정 음식이나 성분을 극단적으로 악마화하기보다 골고루 적당히 즐기는 게 건강에도 최선이다. 그런 정답은 변하지 않는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커피 유발 디카페인 커피 한계상 커피 결과 커피

2023-06-22

[음식과 약] 잠이 안 오는 이유

콜라나 디카페인 커피를 마셔도 잠이 안 올 수 있다. 왜 그럴까? 하루 섭취하는 카페인의 총량 때문이다. 디카페인 커피에도 약간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하지만 1잔에 5~10㎎에 불과하다. 잠에 영향을 줄 정도가 되려면 열 잔은 마셔야 한다. 카페인 외에 커피 속 다른 물질은 사람을 깨어있게 하기에 약리 활성이나 함량이 부족하다.   그런데도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고 잠이 안 와 혼났다는 경험담이 들린다. 디카페인 커피 자체보다 카페인의 누적 섭취량이 문제다. 오전에 커피, 오후에 디카페인 커피를 마신다면 수면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콜라에도 카페인이 들어있다. 하지만 커피에 비하면 적은 양이다. 콜라 1.5L를 마시면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355㎖)과 비슷한 양의 카페인을 섭취하게 된다. 그런데도 가끔 콜라를 마시고 잠을 설친다. 마시는 시점 때문이다. 커피와 달리 콜라는 저녁 식후에 마시기 쉽다. 피자·치킨 같은 음식을 먹을 때는 식사 중에 마시기도 한다. 그런데 아침, 점심에 마신 커피 속 카페인이 저녁이라고 몸에서 전부 빠져나간 상태가 되는 건 아니다. 카페인의 혈중 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는 보통 4~6시간이 걸린다. 정오에 마신 커피에서 섭취한 카페인의 절반이 오후 6시에도 남아있다. 커피 한 잔의 카페인이 150㎎이라면 오후 6시에 75㎎이 아직 체내에 있을 거란 얘기다. 이때 다시 콜라 500㎖를 마시면 카페인 50~60㎎이 더해진다. 저녁 6시에 처음으로 커피 한 잔을 마신 것과 비슷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양이다.   나이가 들면 카페인에 더 민감해지기도 한다. 학창 때 하루 5~6잔을 마셔도 아무렇지 않던 사람이 중년이 되어 하루 커피 두세 잔을 마시면 불면증에 시달린다. 간에서 카페인을 더 천천히 대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사 능력에는 개인차가 있다. 어떤 사람은 나이 들어도 커피 여러 잔에 끄떡없다. 흡연자는 나이와 관계없이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경향이 있다. 연초를 피울 때 생기는 담배 연기 속 유해물질을 얼른 청소해서 내보내려고 간에서 해독 효소가 더 열심히 일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카페인도 더 빨리 청소되기 때문이다. 금연하거나 연초 대신 전자담배로 바꿀 경우 약물 대사 효소 활성도 다시 원래 수준으로 내려온다. 금연 뒤에는 하루에 마시는 커피잔 수도 줄여야 카페인 과잉을 피할 수 있다.   하루 섭취한 카페인 총량이 매우 적은 수준인데도 잠이 안 온다고? 잠이 안 오는 원인은 여럿이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잠을 설칠 수 있다. 증상이 심하거나 지속할 때는 전문가와 상담하자. 하지만 내가 하루 섭취하는 카페인 총량을 따져보는 것만으로도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디카페인 커피 카페인 총량 카페인 과잉

2023-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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